보철물(크라운, 인레이) 관리, 이렇게 하세요 – 20대 중반 치과위생사가 알려주는 오래 쓰는 방법

보철물 관리

안녕하세요. 서울에서 근무 중인 20대 중반 치과위생사입니다.

진료실에서 환자분들과 상담하다 보면,
충치 치료 후 보철물(크라운, 인레이)을 하고 나서 가장 자주 받는 질문이 있어요.

“이거 하면 이제 더 이상 충치 안 생기죠?”
“세라믹이라니까 평생 쓰는 거 맞죠?”
“잇몸만 조심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그런데요,
보철물은 잘 만들었다고 해서 끝나는 게 아니고,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수명이 극과 극으로 달라지는 치료입니다.
심지어 보철물 안쪽에서 다시 충치가 생기거나,
접착 부위가 약해져서 탈락하거나,
잇몸 염증으로 염증이 퍼지는 경우도 종종 있어요.

그래서 오늘은,
제가 진료실에서 환자분들께 자주 드리는
보철물 관리법 5가지를 정리해서 알려드릴게요.
지금 크라운이나 인레이를 하신 분,
앞으로 예정 중이신 분이라면 꼭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먼저, 크라운과 인레이의 차이를 간단히 정리하자면

  • 크라운은 말 그대로 치아 전체를 덮는 모자 같은 보철물이에요.
    충치가 너무 크거나, 신경치료(근관치료)를 받은 경우에 주로 씌웁니다.

  • 인레이는 치아 일부에 충치가 생긴 경우
    떼우는 것보다 더 정밀하게 제거한 뒤
    딱 맞는 형태의 세라믹 조각을 넣어 맞추는 방식이에요.

둘 다 세라믹, 지르코니아, 금합금, PFM(도재융합금속) 등 다양한 재료로 제작되며,
무조건 오래 쓰는 게 아니라,
관리 상태에 따라 수명이 달라집니다.


1. 보철물이라고 충치가 안 생기는 건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이제는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보철물이 씌워진 치아를 너무 편하게 다루세요.
하지만 실제로는 보철물과 잇몸 사이,
혹은 접착 경계 부위에 충치가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건 ‘2차 우식’(secondary caries)라고 부르는데,
치과에서 정말 자주 보는 문제예요.

특히 크라운이나 인레이는 겉은 단단하지만 안은 본인의 치아예요.
따라서 충치균이 보철물 아래로 침투하면
겉은 멀쩡해 보여도 안쪽에서 썩고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꼭 이렇게 말씀드려요.
“보철물은 방패는 맞지만, 그 방패를 닦지 않으면 녹슬 수 있어요.”


2. 잇몸선 주변은 특히 더 꼼꼼하게 닦아야 합니다

보철물과 잇몸이 만나는 경계는
세균이 가장 많이 끼는 부위입니다.
왜냐하면, 일반 치아보다 더 미세한 틈이 존재하고
재료의 두께로 인해 약간의 단차가 생기기 때문이에요.

이 부위를 잘 닦지 않으면
잇몸이 붓고 피가 나고, 결국엔 잇몸 퇴축으로 연결돼요.
심할 경우 보철물이 흔들리거나, 잇몸 속에서 염증이 발생할 수 있죠.

그래서 칫솔 각도는 45도,
부드러운 미세모 칫솔로 잇몸선을 따라 작게 흔들며 닦는 방식을 추천드려요.
양치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보철물이 오래 가는 비결은 바로 이 습관에 있어요.


3. 치실과 치간칫솔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보철물이 있는 치아는 일반 치아보다
사이사이에 음식물이 더 잘 끼고,
세균막이 쌓이기 쉬운 구조
예요.
그래서 칫솔만으로는 관리가 어렵습니다.

특히 인접한 치아와의 경계면이나
크라운과 자연치 사이의 틈은
치실이나 치간칫솔이 아니면 닦이지 않아요.

정리해드리자면,

  • 치실: 일반적인 보철물 주변에 적합

  • 치간칫솔: 잇몸이 내려간 경우나,
    브리지/임플란트 보철이 있는 경우에 필수

  • 워터픽: 직접적인 세정 효과는 약하지만,
    물리적으로 닦기 어려운 경우 보조용으로 추천

습관적으로 치실을 쓰시는 분들은
보철물 재치료 확률이 확실히 낮습니다.


4. 딱딱한 음식, 특히 주의하셔야 해요

세라믹이나 지르코니아 같은 재료는 단단하지만
과도한 충격에는 깨질 수 있어요.
특히 오징어, 육포, 땅콩 같은
‘씹는 순간에 한쪽으로 힘이 몰리는 음식’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실제로 “별 거 안 먹었는데 부러졌어요”라고 내원하신 분들 중
대부분이 단단한 음식이나 급하게 씹는 습관을 갖고 계셨어요.

보철물은 일종의 ‘맞춤형 뚜껑’이라
기성품보다 정교하고 예민합니다.
무리한 사용은 구조 자체를 망가뜨릴 수 있으니,
조금만 더 신경 써 주세요.


5. 보철물도 정기검진이 필요합니다

“썩은 건 다 깎고 씌운 건데 또 치과를 가야 하나요?”
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많으신데요,
보철물도 정기적으로 점검을 받아야 합니다.

정기검진에서는 다음과 같은 부분을 확인해요.

  • 접착 부위의 이상 유무

  • 보철물 내부 충치(2차 우식) 여부

  • 잇몸 상태

  • 교합(씹는 힘 분포)의 변화

  • 보철물 깨짐, 마모, 흔들림

6개월~1년에 한 번씩 체크하면
문제가 생기기 전에 조기 대응이 가능하고,
결과적으로 보철물을 더 오래,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크라운, 인레이, 브리지…
보철물은 충치나 손상된 치아를 보호하고 기능을 회복시켜주는 훌륭한 치료입니다.
하지만 그것도 결국 내 치아 위에 만들어진 인공물이기에
내가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에 따라 수명이 달라집니다.

지금 보철물이 있으시다면,
그게 1년 전이든 5년 전이든
“잘 관리하고 있는지” 한 번 점검해보세요.

양치 습관, 치실 사용, 음식 조절, 정기검진.
이 네 가지만 잘 챙기셔도
보철물은 충분히 10년 이상 사용할 수 있습니다.

치과 치료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에요.
그 시작을 오래도록 이어가는 방법,
오늘부터 실천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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