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니 꼭 뽑아야 하나요? 그냥 놔두면 생기는 문제들 – 20대 중반 치과위생사가 들려주는 ‘그대로 두면 정말 위험한 이유’
사랑니 조치법
안녕하세요. 서울에서 근무 중인 20대 중반 치과위생사입니다.
진료실에서 환자분들과 대화하다 보면 유독 많이 나오는 주제가 있어요.
바로 ‘사랑니’, 그 중에서도 이런 질문이요.
“저 사랑니 안 아픈데 굳이 뽑아야 하나요?”
“그냥 두면 안 돼요? 귀찮기도 하고 무섭기도 해서요…”
이해합니다.
사랑니는 듣기만 해도 괜히 뭔가 아플 것 같고,
한 번도 통증을 느껴본 적 없는 분들 입장에서는
괜히 건드렸다가 더 아픈 건 아닐까 걱정도 되시죠.
그런데 치과위생사로서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사랑니는 아프기 전에 조치하는 게 가장 현명한 선택이라는 점입니다.
오늘은 그 이유를 실제 경험과 사례를 바탕으로,
조금 더 차분하고 현실적으로 설명드려볼게요.
사랑니, 꼭 뽑아야 하나요?
사랑니는 ‘제3대구치(第三大臼歯)’라고 불리며
가장 늦게 나오는 큰 어금니예요.
보통 10대 후반~20대 초반에 올라오는데,
문제는 턱뼈가 작아 예전보다 공간이 부족해
비정상적인 방향으로 자라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거예요.
사랑니가 꼭 뽑아야 하는 이유는
‘현재 상태가 아니라, 앞으로 생길 수 있는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예요.
즉,
“지금은 안 아프지만, 나중에 반드시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치과에서는 예방적으로 발치를 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냥 놔두면 생기는 문제 5가지
실제로 “안 아프니까 놔뒀어요”라고 말씀하셨다가
몇 년 후 정말 심각한 상태로 재방문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때는 대부분 “그때 뽑을 걸 그랬네요”라고 하시죠.
실제로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을까요?
1. 인접한 어금니까지 썩는다
사랑니는 위치상 칫솔이 제대로 닿기 어려워
음식물과 세균이 그대로 쌓이기 쉬운 구조입니다.
그 결과 사랑니뿐만 아니라,
바로 앞의 ‘건강한 어금니’까지 충치가 생기거나 썩는 경우가 많아요.
2. 잇몸 염증(치주염)으로 부어오르고 고름이 찬다
사랑니 주변 잇몸은 늘 살짝 덮여 있는 상태라
세균이 자라기에 좋은 환경이에요.
그래서 ‘사랑니 주변염’이라고 불리는 급성 염증이 자주 생기고,
잇몸이 붓고 고름이 생기며, 심하면 입도 잘 벌어지지 않게 돼요.
3. 턱 통증, 두통, 목까지 이어지는 통증이 발생한다
사랑니로 인한 염증이 턱 관절이나 목 부위로 퍼지면
단순한 치통이 아니라
편두통, 안면 통증, 삼키기 어려운 증상까지 동반되기도 합니다.
특히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갑자기 심해지는 경우가 많아요.
4. 뼈를 밀거나 뿌리가 신경을 건드리는 경우
누운 방향이나 옆으로 자라는 사랑니는
앞쪽 치아를 밀면서 통증과 교합 변형을 일으킬 수 있어요.
또, 아래쪽 사랑니는 아래턱 신경과 가까운 위치에 있어서
정확한 진단 없이 놔두면 신경 손상 위험도 있습니다.
5. 나중엔 더 복잡하고 고통스러운 수술로 이어질 수 있다
젊고 뼈가 단단한 시기에는 비교적 간단하게 뽑을 수 있어요.
하지만 나이 들어서 염증이 반복되거나, 뼈 흡수가 진행된 후에는
수술 시간이 길고 회복도 더디며, 통증도 훨씬 심해집니다.
그래서 치과에서는 20~30대에 미리 발치하는 걸 권장드려요.
사랑니, 무조건 다 뽑아야 하는 건 아닙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 하나,
모든 사랑니가 다 뽑아야 하는 건 아니라는 사실이에요.
다음 조건에 해당된다면 꼭 뽑지 않아도 됩니다.
-
정상적으로 곧게 올라온 경우
-
위치가 좋아 칫솔질이 충분히 가능한 경우
-
앞쪽 치아나 신경을 압박하지 않는 경우
-
치과에서 정기적으로 체크하며 염증이 없는 경우
이런 경우엔 사랑니를 남겨 두는 것도 가능합니다.
실제로 저희 병원에서도 이런 사랑니는 ‘정기관리 대상’으로 모니터링만 하기도 해요.
결국 중요한 건
“내 사랑니가 어떤 상태인지 정확히 확인하는 것”입니다.
발치가 두려우신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
많은 분들이 “사랑니 뽑는 거 너무 아파요…”라고 걱정하시는데요,
요즘은 마취 기술도 훨씬 발전했고,
CT로 위치를 정확히 파악한 후
치조골 손상이 적은 방향으로 정밀 발치를 하기 때문에
예전처럼 무서워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또, 대부분 사랑니는 1개만 문제를 일으키는 게 아니라
양쪽이 대칭으로 나기 때문에,
하나가 문제 생기면 다른 하나도 시간이 지나면서 동일한 문제가 생길 수 있어요.
그때마다 반복해서 고생하느니,
증상 없을 때 미리 안전하게 뽑는 게 훨씬 낫습니다.
마무리하며
사랑니는 지금 당장은 아무 증상이 없어도,
언제든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잠재적 시한폭탄’입니다.
반복되는 통증, 염증, 주변 치아 손상, 두통과 턱 통증…
이 모든 걸 겪고 나서야 사랑니를 뽑으려 하면
몸도 마음도 비용도 훨씬 더 큰 부담이 됩니다.
지금 사랑니가 있다면,
“언제 뽑아야 할까?”가 아니라
“지금 확인하러 가야 할 때”라고 생각해보세요.
무조건 뽑자는 게 아니라,
내 사랑니 상태가 어떤지,
지금 뽑는 게 나을지, 아니면 지켜봐도 되는지를
전문가와 함께 체크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거예요.
그게 지금의 편안함을 지키면서
앞으로의 큰 고통을 예방하는 가장 똑똑한 선택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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